- 23년 10월 7일 토
이 날은 아침부터 날이 흐렸던 것 같다. 지난 며칠간 열심히 일했었기 때문에 블루베리 피커들도 대부분 어디 놀러가지 않고 고만히 쉬었던 것 같다. 오후에도 비가 와서 부엌에 삼삼오오 모여서 시간을 보냈던 날인 것 같다.
부엌에서 밥 차리고 있는데 뭔가 정말 맨들맨들, 빤딱빤딱한 아보카도를 봤다. 옆에 평소에 먹던 아보카도랑 비교해도 신기하게 생겼다. 아보카도 맞아?? 품종이 다른거라는데 낯설다 낯설어.. 우리가 관심을 보이니까 하나 나눠줬다. 한참 덜 익은 상태였기 때문에 잘 익기를 기다리는 중 … 맛이 궁금하다.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긴 한데 말이지.
점심엔 치카치카가 오코노미야끼를 만들어 먹었다. 역시나 오리지날 버전, 비건 버전을 따로 만들었고, 우리에게도 한 조각 줬다. 히힣 신난다! 심지어 블루베리? 블루베리 잼?을 살짝 넣은 버전이다. 대부분 한국 사람들이 그냥 고추장 사 먹듯이(만들어 먹는 사람 멋졍) 대부분 일본 사람들도 오코노미야끼 소스는 그냥 사 먹는댄다. Otakfuku꺼 많이 먹는다는데 와… 100년 된 기업이구나. 치카치카가 최근에 얘네 비건 오코노미야끼 소스 만들었다고 나중에 발견하면 사 먹어보라고 했다. 물론 자긴 아직 본 적 없다면서… 그러면서 가지고 있는 소스 재료를 같이 봤는데 !?!!? 오잉? 비건도 먹을 수 있는데?? 오~~잉!?!?! 치카치카 이거 봐 !!!!! 앞에 Vegan 적혀있다고!!!! 둘 다 눈이 땡그래졌다. 아니 자네는 왜 눈이 땡그래지냐고요ㅋㅋㅋㅋㅋ 바~로 다가 오코노미야끼에 소스 뿌려 냠냠했다. 귤맛! 고맙습니당!
오후엔 치카치카의 염색 교실이 열렸다. 아보카도 껍질과 농장에서 온 블루베리를 활용해서 천 염색을 했다. 가방 형태로 만들 수 있는 천을 염색하거나 자기가 가지고 있는 흰 티셔츠를 염색했다. 보골보골 끓는 염료에 잠깐 옷을 담아뒀다가 헹구어내면 되는 간단한 작업이었다. 참여하는 나로써야 간단하지만, 준비하는 사람은 물론 아니었을테지만.. 나는 예전에 블리에게 받았던 버팔로 티셔츠를 염색했다. 선생님도 이번이 첫 시도 였는데 색깔들이 너무 예쁘게 잘 나왔다. ‘옷에 염색하는 스킬 +1 이 되었습니다.’
맛있는 것도 주고, 스킬도 레벨 업 하고. 블리는 보답으로 인절미를 만들었다. 떡을 만들어본 적도 없고, 만드는 방법도 잘 모르지만 우째저째 그럴싸한 인절미를 완성했다. 냠냠 오랜만에 먹는 인절미 너무 맛있다. 뉴질랜드를 떠나오기 전에 국비교육으로 떡 만드는 거 배워볼까 했었는데… 그게 좀 아쉽다. 서로의 문화나 나라를 소개할 때 떡 만들어 나눠주면 참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