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년 10월 04일 수
이 날도 어김없이 출근해서 블루베리를 땄다. 항상 블루베리 궁둥이 쪽만 덜 익어서 맘 고생 시키던 Magica가 드디어 꽤 잘 익었다…! 상태도 좋고, 베리도 많고! 오전에는 다른 품종 따고 오후에만 잠깐 땄는데도 오는 목요일, 금요일 피킹이 기다려지는 그런 상태였다. 많은 피커들이 그랬던 듯?
퇴근하고 왔는데 날이 참 맑았다. 우리 집 앞에 나무를 오르고 있는 팬테일(한국말로 하면 부채꼬리새 정도될 것 같군)을 봤다. 땅 바닥에서 출발해서, 심지어는 가지에 거꾸로 매달려서 오르고 있었다. 왜 안 날아 가시는거죠? 왜죠? 거의 뭐 다람쥐였다. 🐿️ 귀엽군
홀리데이 파크가 그래도 꽤나 넓은 편 이었는데 대부분 차에서 많이 생활하고 있다. 아니면 돈 좀 더 내고 방에서 지내거나. 우리처럼 텐트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재밌는 것 같기도 ?? ) 그러던 어느 날, 정문 게이트 근처에 파란색 텐트가 나란히 3개가 생겼다. 1인용 텐트 하나, 2-3인용 텐트 2개 였는데 텐트 메이트도 메이트라고… ㅋㅋㅋㅋ 쟤네 누굴까 관심이 생겼다. 알고 보니 아보카도 팜에서 일하고 있는 프랑스 애들이었다. 형제 2명과 형 친구가 같이 워홀로 왔다고 했다. 나는 그냥 맨날 프랑스 삼형제라고 불렀다ㅋ_ㅋ 어쨋든 걔 중에 막내가 영어를 잘 못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대화가 잘 안 되면 양손으로 쌍 따봉👍 👍을 날리는데… 그게 완전 나였다. 나도 잘 못 알아듣거나 얘기를 잘 못하겠으면 그냥 쌍 따봉👍 👍 날리는데 All good을 외치는데… 뭔가 이상한 포인트에서 완전 동질감을 느껴 버렸었지 뭐야? 그렇게 부엌에서 만나면 몇 마디 대화하고 인사 나눴었는데 그게 좋았었나 보다. 프랑스 삼형제는 곧 떠날 예정이었는데 그 전에 뭔가를 대접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저녁 식사에 초대해줬다ㅎㅎ 좋아요, 좋아!
프랑스 요리를 대접해주겠다고 했었는데 음….. 사실 차려 놓은 건 뭐랄까..? 메인 요리가 없었다고 해야 할까? 아무래도 비건 식을 준비하는 게 낯설었던 것 같다. 음.. 확신하는데 비건 식에 대한 아이디어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이것저것 만들어서 준비해줬다. 과카몰리도 만들고, 양파도 볶고, 전(?) 같은 것도 굽고, 빵 이랑 밥도 준비해주었다. 이 뇨석들ㅋㅋㅋㅋㅋ 고민하고 시도해준 마음이 너무 고맙고 따뜻했다. 키위 팩킹하러 간다고 그랬던 것 같은데 몸 조심하고 행복한 시간 되거라~~~ 아 그러고보니 얘네가 굿나잇 프랑스어로 어떻게 하는지 알려줘서 맨날 썼다. ㅋㅋ.ㅋ 본위↗️ 얘네 말고도 프랑스 애들 종종 만날 수 있는데 걔네한테도 쓰고 있다. 고마워 멸치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