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0월 9일 월
텐트는 좁고, 살림살이는 많고…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정리가 쉽지 않았다. 항상 텐트 안에 살림살이가 굴러 다녔다ㅋㅋㅋㅋ 옵샵에서 서랍장이나 선반을 사려고 열심히 돌아다녀봤지만 마땅한 게 없었다ㅠㅠ 그렇다고 새 걸 사자니… 왜 이리 비싼 거야!? 플라스틱으로 된 서랍장이 4만 원 돈이 넘었다. 안 그래도 로드트립할 때 싣고 다녀야 할 짐이 많은데… 심지어 플라스틱으로 된 걸 사고 싶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직접 만들기로 했다. 도구도 없고, 재료도 없는… 그런 상태였다. 하지만 우리에겐 친구들이 있었다. ㅎㅎ 옆 집에서 톱도 빌리고 윗동네에서 공구도 빌리고. 나무는 농장에 쌓여있는 폐 목재를 얻어왔다. 얏호!
집 앞에 식재료 2층으로 쌓아둘 수 있도록 선반 뚝딱 만들었다. 수납하고 꺼내기 훨씬 편해졌다 ㅋ.ㅋ 뭔가 없어보이지만 나름 팬트리라고 볼 수 있다.
텐트 안에서 쓰기에도 딱 맞아야 하고, 나중에 차에 싣을 때도 고려해서 (블리가) 설계했다. 설계자 블리… 당장 목공을 시작하긴 했지만… 이 날은 월요일;; 내일도 출근해야지. 목공은 몇 주에 걸쳐서 짬짬이 진행됐다ㅋ_ㅋ 심지어 블리의 계획은 선반 2개와 침대 헤드 1개를 만드는 것이었는데.. 나는 목공이 끝날 때까지 잡동사니를 텐트를 아무렇게나 던져둘 수 있었다! 목공 끝나면 뿅! 모든 게 정리도 될 것처럼 굴었다ㅋㅋㅋ
+ 결국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나 목공이 끝났고, 아주아주아주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 다들 고마워요!
한국에 살 때는 정말.. 공구를 사용할 일이 잘 없었던 것 같다. 직접 하는 것보다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간편하기도 하고, 공산품 가격이 싸서 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처럼 농장 일을 하기 위해 시골에서 지내거나 캠핑생활을 하면 직접 뭔가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물론 여기서도 대부분 돈 주고 맡길 수 있겠지만…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훨씬 비싸다. 그래서인지 주변에 친구들을 보면 간단한 공구들은 다들 한 두 개씩 가지고 다니는 것 같다. 꼭 전문적인 기술과 장비를 갖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삶에 필요한 기초적인 기술과 장비가 있다면 뭐랄까 삶이 더 재밌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