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년 10월 03일 화
지난 주말이었던가? 블리는 치카치카와 함께 아보카도 씨를 조각칼로 깎아서 토토로를 만들어왔다. 치카치카에게 선물 받았던 달마도 차에서 아주 잘 익어서 색도 까맣게 변하고 사이즈도 쪼그라들었다. ㅋㅋㅋㅋ 토토로도 함께 있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줬다. 카와이-!
지금 토토로는 차 안을 여행 중이다. 선물 받았던 달마는 굴러다니지 말라고 바닥을 평평하게 깎았었는데 토토로는 안 그랬다. 그랬더니 떼굴떼굴 굴러서 여기저기 탐험하고 있는 것 같다. 행복 해야 해 토토로야… ⭐️ 언젠가 다시 만나자!
텐트에서 지낸 지 거의 한 달이 넘었다. 푸케누이 올라오면서 식재료도 진짜 왕-!창 사왔다. 푸케누이 근처엔 아시안 마트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짐이 진짜 많았는데.. 이게 식재료를 꺼낼 때 마다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었다. 공간이 한정되어 있으니 정리도 잘 안 되어 있었고. 결국 블리는 텐트 안에 넣을 가구와 식재료 박스를 쌓아 둘 수 있는 선반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세컨 핸드샵 갈 때 마다 혹시 적당한 게 있나 살펴봤으나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완전 새 걸 사고 싶진 않았다. 특히 플라스틱으로 된 건 더욱 더 안 사고 싶었다. 심지어 가격도 꽤나 비쌌다. 처음엔 10미트리에서 나무를 사와서 가구를 짜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그러던 중 농장 한쪽에 버려져 있는 나무토막들을 발견 했고, 관리자에게 물어보니 맘껏 가져가라고 했다. 일단 챙겨~ 챙겨~.~~ 이걸로 블루베리 딸 때 쓸 바퀴 달린 의자도 만들 생각이었다. 어짜피 바닥에 주저 앉아서 따고 있으니까 의자에 앉아서 바퀴 밀면서 블루베리 딸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했었다. 과연 우리의 목공은 성공할 수 있을까??
+ 바퀴 달린 의자는 며칠 이내로 완성했다. 퇴근 후에 시간을 쪼개고 쪼개고 쪼개서 만들었다. (농장에서) 가져온 나무가 길었기 때문에 톱(루시아꺼) 빌려서 적당한 사이즈로 잘랐다. 하지만 우리에겐 드라이버도 없고, 나사도 없었다. 아! 간이용 드라이버(알리꺼) 쬐끄만한 거 있었다. 근데 그건 나무에 나사를 박기엔 너무 작았고 힘이 약했다… 맥가이버 드라이버? 뭐 그런 느낌이었기 때문에 너무 힘 주면 부러졌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저녁 시간에 부엌을 배회했다. 혹시 드라이버나 나사 있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해서… 그렇게 뭔가 사연 있는 얼굴로 배회하고 있으니까 거기서 밥 먹고 있던 애가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봤다. 우린 사정을 설명했고 럭키하게도 무슨 일 있냐고 물어 본 애(루카)가 드라이버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걔한테 드라이버도 빌리고, 드릴도 빌리고, 나사도 빌렸다. 결국 우리는 바퀴 달린 의자 만드는데 정말 순수하게 우리 노동력만 들어갔다ㅋㅋㅋㅋㅜㅜ 다들 너무너무 고마워!
하지만 결국 바퀴 달린 의자는 1도 작동하지 않았다 ㅋㅋ 매니저한테도, 슈퍼바이저에게도 자랑했건만 결국….. … 땅바닥에 바퀴가 걸려서 1cm 이동하기도 어려웠다. 매니저도, 슈퍼바이저도 지난 시즌에도 누군가 스케이트 보드로 시도해봤으나 실패 했었다고 알려주었다. 뭐야! 다들 생각하는 거 똑같구만!? 그… 만들 거라고 나무 달라고 했을 때 그냥 시도해볼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