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년 09월 09일~10일 주말!
일 시작하고 나서 첫 주말이다 : -> 심지어 날씨도 너무 좋당!! 열심히 일한 당신~ 쉬어라~~~ 캠핑장에서 휴일을 맞으니 뭔가 캠핑 온 것 같고 참 좋다. 아침햇살 맞으며 캠핑의자에 앉아 햄복한 시간 보냈다 ㅎㅎ 텐트도 활-짝 열고 멍도 때리고, 핸드폰 게임(데이터 안 드는)도 하고… 아주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사실 뭔가… .. 뭔가 할 게 없다. 인터넷도 쓸 수 없고, 어디 놀러 갈 곳도 없는 이곳은 완전 시골이다. 뭔가를 해야만 할 것 같은 마음이 계속 드는 나는 정말- 한국인인가 보다. 한국에선 뭔가 해야 할 게 계속 있었고, 해야만 했었던 것 같은데 말이지. 여유롭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하고.. 그래도 어릴 땐 이런 순간들이 종종 있었던 것 같은데 점점 뭔가로 가득 채운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심심하게 있는 방법도 잊어버린 것 같다. 그저 멍하게 있는 순간도 잘 없었던 것 같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나서부터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날이 좋아 빨래를 했다. 바람도 좋고 햇빛도 좋고☀. 바람이 너무 좋았나? 널어둔 빨래가 전부 날아가버렸다 ㅋㅋㅋㅋ 빨래집게조차도 짐이 되지 않을까 해서 안 샀는데 덕분에 아주 재미있는 광경을 만나버렸네 ㅋㅋㅋㅋ
우리 텐트에서 입구로 나갈 때마다 만나는… 식물. 새 같기도 하고, 말 같기도 하고. 귀엽다. 생존 전략인 거겠지? 역시 자연은 놀랍고 신비로워.
드디어 스노쿨링 장비 개봉!!! 지난여름이 끝날 때쯤 웨어하우스 갔더니 스노쿨링 장비가 세일을 하고 있었다. 거의 반년을 개봉되지 못한 상태로 보관되어 있었다 ㅋㅋㅋㅋ 날이 점점 따뜻해지니 개봉!!
아니 진짜 이 포장 무슨 일이냐고요 ㅠㅠㅠㅠ 이 정말!! 가위를 샀는데 가위 없이 열 수 없는 그런 개떡 같은 포장;; 정말 쉽지 않게 뜯었다…
(그러나!!!!!@#$ 날이 갑자기 흐려져서 물놀이는 캔슬)
그런 김에 그냥 뉴질랜드 산 로제와인 한 잔 했다. ㅎ.ㅎ 색이 아주 예뿌다. 🌹
우리 집 앞마당에 먹다 남은 상추 뿌리도 심었다. ㅎㅎㅎㅎㅎ ㅎㅎㅎ ㅎ 연약한 우리 상츄… 잘 자라고 비닐봉지로 온실도 만들어줬다. 한국에서도 없던 내 텃밭이 생겨버렸지 뭐야!?
매일매일 잘 자라고 있나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하루는 민달팽이 녀석이 근처에 있는 걸 발견했는데 뭐… 근처에 사는 애인가 싶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밥 먹고 오니까 누가 상추 뜯어먹었음 ㅠㅠㅠㅠㅠ 아마 그 민달팽이 녀석이지 않을까.. 흑흑ㅜㅜ 캠핑장에 까만 닭들 그냥 풀려서 돌아다니는데 어쩌면 걔네가 범인일 수도 있다.
일주일간의 (전기 없이) 텐트 생활 후기!는 생각보다 아주 지낼 만하다. 어차피 주방, 화장실, 샤워실은 공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잠깐의 불편함만 감수하면 괜찮은 편이다. 휴대폰이나 노트북은 밥 먹을 때 주방에서 충전한다. 아직 까진 밤이 좀 춥긴 하지만 내복 위에 옷 두어 벌 껴 입고 자면 충분히 잘 만하다. 아! 그리고 자동차 트렁크를 옷장으로 쓰는 중이다. 개인적으로 도미토리 4-6인실 쓰는 것보다 훨-씬 만족하고 있다. 비용도 훨씬 저렴하고, 개인공간도 있고, 잠자는 것도 훨씬 좋다. 캠핑하는 느낌도 나기 때문에 뭔가 낭만도 있다ㅋㅋㅋㅋ. 나도 우리가 이런 삶(사서 고생?)을 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지 ㅋㅋㅋㅋㅋ
그래도 꽤나 많은 사람들이 텐트에서, 봉고차를 개조해서, 카라반 혹은 캠핑카에서 산다. 그냥 두어 달 사는 게 아니라 한국의 집 개념으로 산다.(물론 오래 살 거면 텐트에선 잘 안 사는 듯 ㅋㅋㅋㅋ) 한국에서 그런.. 캠핑카를 집 삼아 사는 사람들 다큐에서 몇 번 본 것 같은데- 여기선 티비에 나오기는커녕, 정말 흔하다. 지금 우리가 머무는 캠핑장도 사이즈가 작은 편이데 여기서 오래 머물고 있는 사람이 꽤나 많다. 정말 삶의 방식이나 문화는 다양하다는 걸 느끼게 된 달까? (뉴질랜드 겨울이 한국 겨울에 비해 따뜻한 편이어서 가능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