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 시내로 놀러갔음. 숙소가 있는 씨포드에서 멜버른은 좀 멀다. 트레인 환승1회 해서 한참을 가야한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 날이라고 Frankston Railway Line 프랭크스톤 라인이 무슨 공사중인 듯 하다. 그래서 무라빈까지 가서 버스(역에서 제공해줌)타고 Sandringham Line을 타고 멜버른 시내로 들어가야했다. 사실 이런 거 모르고 그냥 남들 다~~ 내리니까, 내리라 그러니까 따라 내리고 ㅋㅋ 버스도 남들 타는 거 같이 탔다가 내려서 트레인 탔다. 처음엔 트레인 고장 난 건 줄 알았으나.. 무슨 공사 중인 것 같다. 잘 모르겠음.
트레인 타고, 버스 타고 이동하는데 정-말 여기저기 그래피티가 많다. 기찻길에 있는 벽이나 뭐 골목길에는 말할 것도 없고, 삐까뻔쩍한 고층 건물에도 간혹 그래피티가 보인다. 저 높은 곳에 어떻게 그린걸까?? 심지어 삐까뻔쩍하고 깔끔한 빌딩에...; 한국이었으면 신고하고 난리났을텐데..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지워졌을텐데 여긴 그냥 남아있다.
멜버른 시내엔 호시어 레인 hosier lane이라고 그래피티 왕창 그려져 있는 길거리도 있다. 긴 거리는 아니지만 거리 한 블록 정도에 그래피티가 한 가득 그려져 있다. 어쨋든 호주에선 그래피티가 지워야하는 단순한 거리 낙서가 아니라 문화(혹은 예술)로 자리 잡은 듯 하다. 거리가 형성되고, 사람들이 찾는 관광명소가 되기도 하는 걸 보면 말이다. 그래피티를 하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길거리에 이런 작업을 하는 건지 궁금하다.
멜버른 시내에는 엄-청 높은 현대식 건물과 위 사진과 같은.. 옛날 양식의 건물이 공존한다. 그게 참 멋있는 듯?
길을 걷다가 지치고 힘들어서 수박 주스를 사먹었다. 벤치에 앉아서 주스 마시는데 오잉? 무지개색 트램이 지나간다. 퀴퍼? 같은 걸 홍보하고 있는 건가 싶어서 mid..summa??를 검색해봤다. 세상에나 진짜ㅋㅋㄱㅋㅋㅋ 퀴퍼같은 게 열린다. 심지어 기간은 3주나 된다?? 와.. 믿을 수 없어!! 일정을 보니 1월 22일에 carnival을 한다. 내일이다!!!
어쩜ㅠㅠ 이렇게 타이밍이 딱 맞을 수 있었을까? 21일에 멜버른 시내 잠깐 구경하고 다음 날은 다시 seaford 해변가에서 물놀이 하기러 했는데- 다 취소!! 내일은 Midsumma Carnival을 간다! 너무 흥미로워!! 넘모 궁금해!!
Alexandra Gardens로 이동. 멜버른 시내에 있는 공원이다. 지하철에서 가는 길 부터 옷도 머리도 화려하게, 무지개 아이템을 장착한 사람들을 많이 마주쳤다.
완전! 페스티벌이다.. 사람이 진짜진짜진짜진짜진짜진짜진짜로-!!! 너무 많다. 진짜 존나게!!!!!!!! 많다!!! 공원에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내 인생 살면서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여있는 축제는 처음이다... 심지어 그게 퀴어축제라니; 그 사실이 완전 감동적이었다. 안전하고 자유로운 공간이었다. 공원 가득 사람들이 모여서 맛있는 것도 먹고,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고(아무래도 여러가지를 핀 것 같다@.,@), 춤도 추고, 뽀뽀도 하고. 뚬칫뚬칫 디제잉 소리가 공원을 가득 채웠다. 만약 '다시 만난 세계' 노래 나오면 울컥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혐오 세력 없는 것도 너무 좋았다ㅠㅠ
블리 : 여기 와서 아는 사람들 만나면 너무 반갑고 더 행복할 것 같아. 분위기도 너무 좋고, 자유롭고. 행진도 해보고 싶다. 레인보우 아이템 구경하는 것도 즐거웠다. 뿐만 아니라 세상 화려하고 튀게 꾸미고 온 사람들 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도시락 싸와서 먹으니까 소풍 온 것 같았다.
부스 지나가다가 완전 튼튼한 무지개 부채도 받았다. 퀴어 아이템 겟!!! 퀴어 축제 갈 때 마다 들고가야지ㅋㅋ
노을 질 때쯤 야라 강을 따라 걸었다. 거리 공연하는 곳도 있었다. 버스킹, 춤, 마술 등.. 구경하는 사람도 많았고. 정말- 자유로운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