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년 08월 27일~28일 토~일
드디어 이사 가는 날! 목적지는 노스랜드 푸케누이다. 지난 헤이스팅스 블루베리 농장에서 어떤 한국분이 푸케누이에 있는 패밀리팜에 다녀왔다고, 꽤나 괜찮았었다고 얘기를 해주셨다. 블루베리 피킹이 참 재밌었던 우리는 좀 이르게 블루베리를 따러 간다! ㄱㄱ
오클랜드에서 살면서 짐이 조금 더 늘어서 차량 천장에 적재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차 트렁크에 짐을 적재할 때 쓰는 무언가도 있었다. (검색해 보니 깔깔이 바?라고 한다. 깔깔 소리가 나서 그런가.. 은어 느낌이 있다) 유튜브 선생님이 친절하게 알려주어서 종이박스로 테스트해 봤다. 유튜브 만세~! 이동하는 중에 비가 올 수 있으니- 종이 박스 대신에 비에 젖어도 괜찮은 캐리어 두 개를 천장에 실어주었다.
괜히 불안해서 깔깔이 바 + 밧줄로 동여맸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정말 많은 것들이 그런 것 같다. 한번 해보면 별 거 아닌데 해본 적 없어서 어려워 보이는 그런 것들… 뉴질랜드 워홀 하면서 그런 순간들이 참 많다 ㅎ.ㅎ
안녕! 심심하고, 외로웠던 도시 오클랜드야!!
구글 맵으로 보니까 푸케누이는 참 시골이다. 근처에 식당도 1개, 카페도 1개, 슈퍼 마트도 1개, 주유소도 1개, 모든 게 다 1개뿐이다. 아니 사실 없는 게 더 많은 곳이다. 뭐라도 1개 있어서 다행이지 뭐야 ㅋㅋㅋㅋ 그러다 보니 구할 수 있는 것도 한정적이고, 물가도 조금 더 쎈 편이라고 한다. 그래서 올라가기 전에 왕창 장을 봤다. 거의 한 달치 장보기 비용을 다 썼다 ㅋㅋㅋㅋㅋ 어째.. 차에 우리 두 명 생활에 필요한 짐 보다 식재료가 훨씬 더 많다.
올라가는 길에 노쇼 왕 마트에 들러 한국 식재료를 샀다. 쇼핑하는데 호두마루도 먹고 싶어서(먹고 싶을 것 같아서) 하나 냠냠 먹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논비건 한국 아이스크림ㅜㅜ 짱 맛나다!
Lucky!하게도 날씨가 참 좋았다! 이런 날은 또 바닷가에서 도시락 까먹어야지! 오~!~@~! 레와 비치~ 오레와 비치 짱 멋지다…ㅜㅜ 시야가 탁 트인 드 넓은 바다와 하늘이 보이는 곳이었다. 시티 근처에서 놀러 갔던 바다는 항상 섬 같은 게 시야를 막았었는데… 마음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말 타고 다니는 저분들은 뭐 하시는 분들일까?? 사진이 정말 그림처럼 나왔다.
와이푸케입스
베트남 친구에게 추천받았던 와이푸 케입스Waipu caves.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반딧불이를 볼 수 있다고 들었다. 가는 길목에 있어서 들려 보기로 했다. 사실 뉴질랜드는 와이토모 케이브가 유명해서 그렇게 큰 기대는 없었다.
가는 길도 꽤나 험난했다..ㅜㅜ 굽이굽이 비포장 도로를 한참 동안 달려야 했다. 이게 맞는 길이긴 한가? 목적지 잘 못 찍은 건 아니겠지? 바퀴가 어딘가에 빠지면 어쩌지? 어떻게 돌아 나올 수 있지? 등 오만 걱정을 다 했다. 역시 불안감 많은 나란 인간 ㅋㅋㅋㅋ.. 쉽지 않아
+ 추후 깨달은 것은... 비포장 도로가 흔하다는 것 ㅎ.ㅎ 괜한 호들갑이었다.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목적지에 잘 도착했다. 차들도 몇 대 세워져 있었다. 이미 탐험을 끝낸 분들이 젖어도 괜찮은 신발로 갈아 신고 가라고 알려주었다.
동굴 입구다. 오…? 이런 곳에 동굴이?? 근데 여기 들어가도 되는 거 맞아요?? 맞다. 바로 거기가 입구다.
정말로 멋진 입구다. 심지어 들어갈 수 있다니. 단순히 입구만 이렇게 있는 게 아니라 안에 동굴 탐험을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진짜! 탐! 험!이다. 가이드도 없고, 안내판도 없고, 안에 동굴은 빛 하나 없이 정말 깜깜하다. 하나도 안 보인다. 랜턴 무조건 필. 수. 다. 차가운 물이 동굴 안에서 졸졸졸 흐르는데 깊은 곳은 무릎부근까지도 물이 차오른다,. ㅈㄴㅈㄴㅈㄴ 무섭다… ㅠㅠ 보이는 게 1도 없다;; 심지어 오후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 탐험하는 사람 우리 둘 밖에 없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왕복하면 1시간은 족히 걸린다고 한다… 진짜로!?) 도중에 사고가 나도 찾을 수도 없을 것 같다… 완전 껌껌해서ㅠㅠ 와… 이렇게 하나도 개발되지 않은 동굴 탐험이 제한되지 않는다니.. 너무 신기하고 놀랍다.
랜턴을 끄고 잠깐 기다리면 반딧불이가 보인다. 와이푸케입스 초입에서 찍은 반딧불이 사진.. 너무 아름답다. 별이 잔뜩 떠 있는 것 같다. 심지어!! 서로의 얼굴도 보인다. 이게 바로 형설지공이구나!! ㅋㅋㅋㅋㅋㅋ 보통 곤충들은 많이 모이면 많이 모일수록 징그러운 얘네는 많이 모여있으니까 더 놀랍다. 너무 놀라워!!!!! 1!ㅠㅠㅠㅠㅠ
반딧불이에게 시선을 빼앗겨서 그렇지 동굴도 너무 놀라운 공간이었다. 잘 안 보여서 그렇지..
내가 너무 무서워해서ㅠㅠㅋㅋ 완전 탐험은 다음을 기약하고 되돌아 나왔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분간이 잘 안 될 정도였다. 진짜 온갖 상상을 다 했다… 깊은 웅덩이에 빠져버린다거나, 곰이나 야생 멧돼지가 갑자기 튀어나온다거나, 동굴이 무너져 내린다거나, 길을 잃는다거나… 상상 속에서 이미 몇 번 죽은 것 같다 ㅋㅋ 흑흑 다음에 탐험하는 사람들 좀 있을 때 와서 따라다녀야겠다ㅋㅋ
하지만 정말 정말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동굴에서 막 나왔을 때 세상은 아주 밝고, 평화로웠다. 그때 그 풍경을 마주했을 때 그 느낌이란… 뭔가 나니아 연대기에서 다른 세계에서 다시 현실로 넘어왔을 때 그런 느낌이었다. 꿈만 같았다. 이런 느낌 어디서 받은 적이 있었는데?? … 군대에서였다. 휴가 나갔다가 부대 복귀하면 뭔가… 휴가가 꿈만 같았던 그런 이상한 느낌을 받았는데 딱 그런 느낌이었다 ㅋㅋ;;
친구가 뉴질랜드 놀러 오면 데려갈 놀라운 곳!! 리스트에 충분히 넣을 수 있는 곳이었다. 물론 아직 많은 곳을 다니진 않았지만- 한 곳은 케크릭 자연 온천이고 또 다른 곳은 이 동굴이다.
와이푸케입스를 떠나는 길. 좋다! 좋아~
왕가레이에서 1박. 물론 한 번에 푸케누이까지 갈 수도 있지만 구불텅구불텅 고속도로 장시간 운전은 불안하기 때문에 왕가레이에서 1박 하고 다시 또 이동한다. 천천히 이동한 덕분에 이것저것 구경할 수도 있고.
왕가레이는 꽤나 큰 도시다. 네이피어 느낌 난다. 왕가레이 op shop도 놓칠 수 없지 ㅋㅋㅋㅋ! 헤이스팅스에 머물 때 옵샵 구경하는 게 나름? 아니 많이 재미있었다. 매장도 큰 편이고, 괜찮은 물건 싸게 가져오면 뭔가…. 뿌듯했었다. But 오클랜드에 있는 옵샵들은 뭐가 정말 없었다ㅠㅠ 물건도 적고, 가격도 비싼 편이고.. 그래서 너무 아쉬웠었다.
왕가레이 ㅣ옵샵은!!! 이거지~!! 이게 바로 옵샵이지!!!! ㅋㅋㅋㅋ 매장도 왕창 크고, 물건도 다양하고 심지어 가격도 아주 저렴했다. 왕가레이 너란 녀석ㅠㅠㅠㅠ 왕가레이라는 도시 참 마음 가는 도시였다. 만약 푸케누이 가는 게 결정된 게 아니라면 왕가레이에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 근처 농장에서 일을 할 수 있었을지도? 이미 푸케누이 숙소 예약을 해놨기 때문에 푸케누이 가야된다 ㅋㅋ 푸케누이도 마음에 쏙 들기를!
푸케누이 가면 바다에서 스노쿨링도 하고, 보드도 타야 됨 + 샌딩 보드도 타야 되기 때문에 옵샵에서 body보드 두 개 구매했다. 개당 3뉴달. 싸다 싸~ 옵샵 채고!!
푸케누이 가기 전 마지막 주유… 진짜 너무 비싸ㅠㅠㅠㅠㅠ 올라가는 길에 그나마 가격이 싼 주유소가 있었기 때문에 만땅 채웠다. 우리 차 고급휘발유 먹는다ㅠㅠㅠㅠ 짜식 비싼 거 먹네… 그래도 덕분에 이사 잘하고 있다. 고마워.
멋찐 노을이 진다 ☺ 어쩜 구름이 저렇게 갈라져 있을 수 있지?
늦지 않은 밤 숙소에 도착했다.
아무런 사고 없이 잘 도착해서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