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멧 블루베리 피킹 almost 마무리! 블루베리 피킹 시즌이 거의 마무리 되어간다. 사람들도 슬슬 다른 잡 찾아서 떠나고 있고, 블루베리도 별로 없다. 어제는 비닐하우스에서 아주 실한 열매를 땄었는데 12시에 홈타임이었다. 그린하우스에 더 이상 딸 블루베리가 없어서 다들 집에 갔다. 우리는 앉아서 점심 먹고 있었는데- 새로우 없어서 방황하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 구경하고 있었다. 그렇게... 홈타임!
이제 슬슬 새로운 지역을 알아보고 있다. 티푸키에 가서 키위피킹을 할 수도 있고, 아니면 타우랑가에 가서 어학원을 다닐 수도 있을 것 같다. 키위 피킹 하면서 맛난 키위 많이많이 먹고 싶은데- 지금이 한창 피킹 시즌이라 숙소 구하기가 그렇게 어렵다고 한다. 차에서 자면서 일하는 사람도 있는 듯?? 일 구하는 것도 사실 가능한지 모른다. 안 되면 타우랑가로!
한 동안 쉬면서 숙소도 새로운 일자리도 구해야한다. 트래킹도 하고, 차박도 해보고, 차량도 잠 잘 수 있도록 살짝 꾸며볼 생각이다! ㅎㅎ 그리고 지역 넘어가기 전에 블루베리 좀 들고 와서 블루베리 잼 + 냉동해야지!
이번 포스팅은 고멧에서 블루베리 따면서 들었던 생각과 마음 뭐 등등을 정리해볼 생각이다.
혹스베이 헤이스팅스에 위치한 고멧에서 피킹을 시작했다. 항상 일손이 필요한 곳이기 때문에 일을 지원해서 시작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인덕션 받고 2월 11일에 피킹을 시작했다. 기대에 부풀어서 시작했으나- 하루 일하고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었다. 싸이클론 가브리엘 때문에 물난리가 났었기 때문... 정말 개난리가 났었다. 우리가 머무는 숙소와 일하는 직장은 큰 피해가 없어서 다행이었다. 재수가 좋았지. 조금만 어긋났어도 하루 일하고 시즌 끝났을지도 모른다. 흐엉; 그래도 한 일주일 있다가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 일주일이 참 시간이 안 갔었다. 일도 못하고 비도 자주와서 무언가를 하기엔 날씨가 궃었기 때문이다. 돈도 계속 쓰기만 해서 내 불안함이 스멀스멀 올라왔던 시기였다.
다시 출근 했더니 싸이클론 때문에 블루베리가 다 터지고 많이 떨어져버린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일차 피킹 때 40kg나 땄다. 내가 얼마나 출근하고 싶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인 듯... 어떻게 땄지??? 지금 생각해도 그 꾸진 상태의 열매를... 2일차에 40kg나 딴 게 놀랍다.근데 그 이후로 매일매일 생각한 건 최저시급 이상 벌기가 정말 어렵다였다. 한 일주일 동안은 "이게 맞나? 야외에서 이렇게 열심히 따는데 최저 받는 게 맞다고!? 다른 잡 구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 당시에는 내가 뉴비여서, slow picker여서 그런줄만 알았다. 최선을 다해서, 최대한 빠르게 딴다고 땄는데도 최저였다. 도대체 다른 인간들은 어떻게 그렇게 많이 따는거지??? 그 당시에 같이 피킹하는 인간들 한테 최저 맞추기가 너무 어렵다고 이게 맞냐고 많이 얘기했었던 것 같다. 내가 느린 탓인줄로만 알았는데(물론 그것도 맞다)- 싸이클론 때문에 블루베리 작물이 안 좋은 게 컸던 것 같다(피킹 접고 다른 거 하러 간 피커들 꽤 많았다...) 뭐 물론 뉴비여서 아직 요령이 없어서인 부분도 있고. 그래도 꽤나 빠르게 실력이 늘었다. 단기간에 뉴비를 벗어나 초급? 중급?실력까지 올라온 것 같다 ㅎㅎ 꽤나 만족스럽게 피킹했다.
블루베리 따면서 다양한 방법을 많이 시도해봤다. 열매 상관없이 싹 쓸어서 나중에 골라내보기도 하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따보기도 하고. 같은 양의 블루베리를 한 트레이에 모아 담아보기도 하고, 두 개에 나눠담아보기도 하고. 엄지손가락만 써서 따보기도 하고, 모든 손가락 다 사용해서 따보기도 하고. 잘 익은 체 모여있는 애들만 대충 따고 나가기도 하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따보기도 하고. 트롤리 올라가기, 무릎 꿇고 따기, 똥 싸는 자세로 따기, 그냥 꼿꼿히 서서 이동만 하기 등등등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땄다. 물론 나무 높이나 로우 상태에 따라 적절하게 전략을 섞어가며 따야했었지만- 어떻게 하면 많이 딸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했다. 그래서 실력이 빨리 늘었던 게 아닌가....
많은 블루베리 피커들이 탑 피커를 꿈꾸며 블루베리를 따러 온다. 나도 그랬다ㅋㅋㅋㅋ 언젠가 탑피커를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으나 어림도 없다. 탑 피커랑 따는 속도가 두 배 까지도 난다. 내가 50kg따는 날 탑 피커는 100kg 따는 날도 있다. 여기 경력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10년씩 일한 사람도 부지기수다. 탑 피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좋다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코로나 때문에 워홀로 들어왔던 워홀러들- 계속 비자 연장, 연장, 연장 되어서 3년~4년 동안 머문 인간들이 많았다. 블루베리 피킹 3년~4년 경력되는 워홀러들이 많았다는 이야기임. 나와 블리가 초반에 최저 맞추기도 어려워!!! 했던 두번 째 이유인 듯 하다. 경력자 워홀러들이 꽤나 많이 있으니까 피킹 kg 평균이 올라가고... 그러다보니 블루베리 단가는 안 좋아지고... 안 좋은 열매 + 안 좋은 단가 + 요령 없는 뉴비 3단 콤보가 아주 조화롭게 작동했다. 헤헤
그래도 블루베리 따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다. 블루베리 왕 큰 거 너무 맛있었고. 특히 SKYBLUE 로우 딸 때면 알 굵은 건 다 내 입으로 넣었다ㅋㅋㅋㅋ 마트에서 블루베리 비싼 거 알고나서는 더 열심히 입에 넣은 듯... 고멧에서 만난 친구가 말해주길 12월 쯤에 나는 블루문이 그렇게 맛있다고 한다. 내년에 블루문 먹으려면 또 블루베리 따야겠다. (고멧...)
점점 속도 느는 게 눈에 보이는 것도 재미있었고, 수다 떨고 노래 들으면서 블루베리 따는 것도 재미있었다. 뭐 힘든 날이 없었던 건 아닌데- 사이클론 이후에 비가 종종 와서 그런지 엄청 더운 날이 잘 없었다. 그래서 덥지 않게 피킹을 할 수 있었던 것 자체도 즐겁게 피킹 할 수 있었던 이유인 듯 하다. 가끔은 내 뒤에 있는 인간, 옆에 있는 인간, 앞에 있는 인간과 누가 더 빠른지 경쟁도 했다. 물론 상대방은 모름 ㅋㅋㄱㅋㅋ 그냥 나 혼자 저 사람만큼은 이긴다!!!! 생각하고 경쟁을 시작했다ㅋㅋ 그러면 이기고 싶어서 더 빨라짐!
블루베리 열심히 따다가 점심시간에 도시락 까 먹은 것도 너무 맛있었다. 솔직히 나와 블리만큼 도시락 다양하게 챙겨와서 피크닉 즐기는 인간... 보기 힘들거다. 모르지 누군가는 돗자리 펴고 피크닉 즐길 수도? 카레, 토마토 파스타, 짜장밥, 하와이안 파인애플 볶음밥, 매콤가지덮밥, 매콤 병아리콩 덮밥, 비빔밥, 샌드위치, 크림파스타, 오일파스타, 땅콩쌀국수보울, 사태비빔라면, 분보싸오, 미역국, 컵라면, 마파두부 더밥, 브리또, 비빔국수, 똠양, 밥샐러드, 볶음우동, 양배추쌈, 김밥과 컵라면 외 토스트에 과일도 챙겨가고.... 맨날 맨날 메뉴가 달랐다. 먹는데 진심인 인간들;;; I've never seen anyone eat much like blee.... ㅋㅋㅋㅋ 근데 다른 인간들 먹는 거 보면 대단하다. 하루종일 야외에서 몸 쓰는 일하는 건데 점심으로 사과한 쪽 먹는 사람, 과자랑 에너지 드링크 먹는 사람, 블루베리로 연명하는 사람, 모닝 토스트 챙겨와 먹는 사람, 죽만 먹고 일하는 사람, 심지어 안 먹고 일하는 사람 등..... 다들 안 쓰러지고 어떻게 해???? 이해할 수가 엄따..
블루베리 따면서 친구도 꽤나 많이 만났다. 이게... 영어가 익숙하지 않아서 아쉬운 순간이 많았는데... 중간에 블리가 통역기로 작동해줘서 그나마 가능했던 것 같음. 다양한 문화권,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과정은 참 유쾌하고 신기하다. 뭐 인사정도지만 다른 나라 언어도 배울 수 있었고.
4월 6일로 이번 시즌 피킹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뭐 남은 기간동안 쟁여놓을 블루베리 따러 가긴 하겠지만 지금처럼 돈 벌려고 열심히 딸 생각은 없다! 피킹 끝! 37일 동안 출근했다.
37일동안 딴 블루베리 kg을 정리..
- SKYBLUE : 157.3kg
- CENTURION : 75.16kg
- RAHI : 302.13kg
- CENTRABLUE : 765.45kg
- 09-A2 : 65.32kg
- WHITU : 4.41kg
- MIX : 4.38kg
- VELLUTO BLUE : 25.77kg
- MARU : 8.11kg
= 총 1408.03 kgs
개 많이 땄다... 고생했다.
뉴질랜드워홀
[D+73] 고멧 블루베리 피킹 시즌을 정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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