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밝았다. 드디어 플랫으로 이사가는 날!!!! 에코롯지 백패커스에서 일주일은 지낼거라 생각해서 짐을 완전 풀었는데 다시 짐을 챙겼다. 냉장고에 장봐온 물품도 많은데 다 챙겼다. 뉴질랜드에 들어올 때 보다 짐이 훨씬 많이 늘었다! 그치만 우리에겐 (우리가 산 차! 여름에 햇살에 아주 따땃해져서 온돌이라고 지었다. 겨울에는 차량 내부가 따뜻하고 아늑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었다)온돌이가 있다!
냉장실에 우리 냉동제품도 있어서...; 온돌아 오늘 이사 때는 좀 덜 따뜻해주렴!!
짐을 끌고 새로운 플랫에 왔다. 플랫에 도착하니- 호스트가 자기 정원을 왕창 자랑했다. 덩쿨에 달린 포도, 오이, 토마토, 감 나무, 화려하게 핀 꽃... 아주 화려했다. 작게나마 텃밭도 하고 있다. 솔직히 나의.. 어떤 꿈에 그리던 정원이 딸린 집이었다. 나도 나중에 마당 있는 집을 갖게 된다면 이 플랫처럼 꾸며놓고 살고 싶다. 호스트도 자랑할 맛 났을 듯. 블리와 내가 아주 리액션이 좋았다. 솔직히 찐 리액션이었다. 싱가포르 여행 갔을 때도 보타닉 가든이 가장 인상 깊었을 정도로 식물을 만나는 걸 즐거워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호주, 뉴질랜드에서도 길 지나다니면서 남의 집 정원 구경하고, 신기한 나무 구경하고 그렇게 다니고 있다.
집도 깔끔하고 예뻤다. 화장실도, 정원도, 부엌도, 방도 좋다. 방엔 옷장도 있고, 책상도 있다. 가격도 위치도 마음에 든다 : ) 얏호! 하지만 호스트가 좀 예민쓰 하다... ㅜㅜ 집을 아주아주x7 깔끔+깨끗하게 사용해야 할 것 같다. 지금 우리가 머무는 플랫엔 우리를 포함해 플랫을 위한 방이 3개가 있다. (한 팀이 있었는데 오늘 나갔다고 한다) 현재는 우리 말고는 여기에 머무는 게스트가 없다. 그리고- 느낌상 게스트들이 들어와서 살다가 금방 나갈 것 같다... 만약 모든 방에 플랫이 지낸다고 했을 때, 사람마다 생활 양식이 조금씩 다를텐데 호스트가 그걸 잘 못 견뎌할 것 같다.. 잔소리도 많이 할 것 같고; 지켜봐야 알 듯. 어쩌면 우리도 뭔가 삔또 상해서 나가게 되거나, 쫓겨나게 될지도 ㅋㅋㅋㅋㅋㅋ 어쨋든 호스트 눈치가 좀 보이는 집이다.
플랫을 구해서 들어가는 것도 호스트 혹은 게스트와 함께 사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을 만나냐는 게 참 중요한 것 같다. 같은 문화권에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끼리여도 같이 사는 게 쉽지 않은데! 심지어 다른 문화권에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이 모이는 것이기 때문에 함께 산다는 건 참 어려운 것 같다.
솔직히 100% 만족스러운 곳은 찾기 어려울 것 같고- 이 정도면 한 87% 만족스럽다. 또 일 시작하면 집에 머무는 시간도 그렇게 길지 않을테니 괜찮을 거라 기대하며.... 또 새로운 플랫 들어와서 호스트의 아량이 좀 더 넓어지면 좋겠다 ㅋㅋㅋㅋ 아~~~ 집 주인님 ~ ~~~~~
헤이스팅스에 넘어와서 바로 숙소 구하러 다녔는데- 대략 8일 정도 걸렸다.... 정해진 거처 없이 여기저기 전전긍긍하면서 살았는데 참; 쉽지 않았다. 솔직히 이렇게 까지 숙소들이 fully하고, 숙소 구하기가 까다로울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래도 우리에게 드디어 집이 생겼다는 사실이... 참 안도감을 준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드디어 가방과 캐리어에 담겨있던 묵은 짐들을 풀었다. 어느 숙소에 가든 짧게 머물렀었기 때문에 당장 필요한 짐만 풀었었는데!! 드디더 묵은 짐을 다 풀어헤쳤다. 그리고 블리가 선물 받은 달력과 춤추는 보리님의 포스터들도 방에 붙였다. 우리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
저녁엔 블리와 함께 요가를 했다. 방 크기가 꽤나 넉넉하다. 물론 침대가 방 중간에 떡하니 버티고 있어서 몸을 요리조리 돌려가면서 해야했지만 ㅋㅋㅋㅋ 그러고보니 다들 침대를 방 중간에 떡하니 둔다. 이 곳은 침대방! 자는 곳! 뭐 그런 느낌을 준다. 한국에선 방이 좁으니까 침대방을 침대방만으로 못 써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생각해보니까 원룸, 투룸 살 때도 자는 곳은 최대한 벽에 붙여 놓고, 뭐 컴퓨터나 티비, 책상은 반대편 벽에 붙여서 썼었다. 그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생겨먹었던 거 였구만!
+ ㅋㅋㅋㅋㅋㅋㅋㅋ 헤이스팅스 넘어와서 쓴 블로그를 보니 넘어 온 당일 날 빼고, 전부 플랫에 대한 이야기 뿐이다... 그 만큼 숙소 구하는데 에너지도 시간도 많이 쓰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말인 것 같다. 운 좋은 사람은 금방 좋은 플랫을 구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보다 더 징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헤이스팅스에 농장 잡 구하러 오는 워홀러도 이런 부분은 한번 쯤 생각해보고 오면 좋을 것 같다. 그러면 나 만큼 "괜찮아~ 구해질 거야~~~ "하고 있다가 멘탈 바사삭 되는 사태는 좀 덜 일어나지 않을까 한다.